동공 진찰의 중요성
동공 진찰은 매우 매우 중요합니다.
신경학 진찰 중에 기본 중 기본입니다.
동공의 진찰 만으로도 여러 가지 뇌병변 및 신경병변을 유추해볼 수 있으며, 때론 매우 심각한 질환을 조기에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동공에 작용하는 근육
동공도 근육이 움직입니다. 동공(pupil)의 크기를 조절하는 근육은 두 가지입니다.
동공을 작게 수축시키는 동공괄약근(pupilloconstrictor)과 동공을 크게 만드는 동공산대근(pupillodilator)입니다. 두 근육의 힘이 이루는 밸런스에 따라 동곡이 수축(miosis)되거나 확장(mydriasis)되게 됩니다.
동공괄약근엔 부교감신경(parasympathetic nerve), 동공산대근엔 교감신경(sympathetic nerve)이 각각 작용합니다.
따라서 동공의 크기는 동공에 작용하는 부교감신경과 교감신경의 영향의 상대적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동공에 작용하는 신경의 해부학
부교감신경계
동공괄약근에 작용하는 부교감신경은 2단계의 신경세포(two-neuron system)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동공에 작용하는 부교감신경은 중뇌의 에딩거웨스트팔핵(Edinger-Westphal nuclei)에서 시작합니다.
에딩거웨스트팔핵에서 출발한 부교감신경은 3번 뇌신경인 동안신경(Oculomotor nerve)의 일부로 주행해서, 안와부에 와서 모양체 신경절(ciliary ganglion, 부교감신경절 중 하나)에 있는 신경핵과 연접(synapse, 시냅스)하게 됩니다.
모양체 신경절에서 나오는 신경(단섬모체신경, short ciliary nerve)은 이제 동공괄약근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부교감신경은 아세틸콜린을 분비하고 동공괄약근의 무스카린 콜린성 수용체에 작용하면, 동공괄약근은 수축해서 동공을 작게 만듭니다.
교감신경계
동공산대근에 작용하는 교감신경은 3단계의 신경세포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첫 번째 신경세포는 시상하부(hypothalamus)에 있습니다. 시상하부에서 시작된 신경세포는 뇌간을 따라가다 흉추 1,2번 척수의 intermediolateral cell column(ciliospinal center)에 도착합니다. 흉추에서 시작된 신경세포(2단계, 절전신경(preganglionic nerve))는 상부경부신경절(superior cervical ganglion, 두경부에 작용하는 교감신경이 모여 주행을 결정하는 곳) 가지 주행하고, 상부경부교감신경절에서 나온 신경(3단계, 절후신경(postganglionic nerve))은 내경동맥(Internal carotid artery), 안동맥(ophthalmic artery)을 타고 가다가 긴섬모체신경(long ciliary nerve)와 합류하여 주행하다 동공산대근에 작용합니다.
교감신경은 α1-adrenergic 작용을 하여 동공을 크게 만듭니다.
따라서 스트레스에 의한 교감신경계의 항진은 동공을 크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안면부나 몸통부위에 통증을 줘서 동공이 커지는지 확인하는 반사를 통해 교감신경계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섬모체척수반사(ciliospinal reflex)라고 합니다.
동공반사
대광반사 (pupillary light reflex)
빛 자극에 의해 동공의 부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발생합니다.
빛이 2번 뇌신경(시신경, optic nerve)을 자극시키면, 시신경은 중뇌의 덮개앞영역(pretectal area)에서 양측의 에딩거웨스트팔핵을 자극하게 됩니다. 따라서 한쪽 안구의 빛 자극이 동측 눈(직접대광반사)과 반대 측 눈(간접대광반사), 동시에 부교감신경자극이 가서 동공이 수축을 하게 됩니다.
근접반사 (near reflex)
근접반사는 시각피질에서 바로 동안신경의 핵들을 자극해서 발생합니다. 가까운 물체를 볼 때 양쪽 눈이 가운데로 쏠리고, 양쪽 동공이 수축하고, 수정체가 두꺼워집니다. 양쪽 동안신경핵의 내직근(안구를 내측으로 움직이는 근육)을 담당하는 신경핵과 에딩거웨스트팔 신경핵을 시각피질에서 직접 자극해서 발생합니다.
비정상 동공반사
시신경에 병변이 생긴 경우(신호 입력이 안 되는 경우), 동안신경에 병변이 생긴 경우(출력이 안 되는 경우, 1차 신경, 절전신경(preganglionic nerve) 이상), 단모양체신경 or 모양체 신경절에 병변(출력이 안 되는 경우, 2차 신경, 절후신경(postganglionic nerve) 이상)이 생긴 경우로 나누어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한쪽 시신경에 병변이 생긴 경우, 빛 자극이 입력이 안되므로 직접 및 간접대광반사가 모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한쪽 동안신경에 병변이 생긴 경우엔 빛 자극은 입력이 되어 양측에딩거웨스트팔신경핵에 전달은 되므로, 동안신경에 병변이 생긴 쪽만 대광반사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모양체 신경절에 병변이 생긴 경우, 대광반사는 한쪽 동안신경에 병변이 생긴 경우와 같은 결과가 생깁니다. 하지만 동공괄약근을 직접 자극하던 모양체 신경절의 기능 이상은 동공괄약근자체를 정상보다 훨씬 자극에 민감하게 만들게 되어 정상적으로는 동공괄약근을 수축시키지는 못하는 아주약한 콜린성자극을 주었을 때도 동공괄약근이 반응해서 수축하게 됩니다 (denervation supersensitivity).
예를 들어 0.1% pilocarpine안약은 정상적인 동공에는 작용이 약해 동공괄약근을 수축시키지 못합니다. 하지만 denervation supersensitivity가 발생한 동공엔 강한 자극을 줘서 동공을 수축하게 합니다. 이 반응을 통해 동안신경의 병변과 모양체 신경절의 병변을 감별할 수 있습니다.
편측의 큰 동공
편측의 큰 동공(산동, mydriasis)은 주로 동측의 부교감신경의 약화로 인한 것입니다.
편측의 동안신경의 병변, 모양체 신경절의 병변 또는 동공의 무스카린성 콜린수용체 억제작용이 있는 약물 투약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부교감신경은 동안신경의 바깥 부분(superficial)으로 주행하므로 외부에서 동안신경이 눌리는 경우 안구운동장애는 없이 부교감신경기능만 먼저 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동안신경 주변 뇌동맥류가 커지고 있거나, 뇌부종으로 인한 뇌탈출 초기 증상으로 동안신경이 압박되면 한쪽 동공만 산동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동공의 진찰은 매우 중요합니다.
편측의 작은 동공
편측의 작은 동공(축동, miosis)은 주로 동측의 교감신경의 약화로 발생합니다.
이로 인한 축동은 흔히 같은 쪽의 안검하수(tarsal muscle의 기능 이상), 편측 안면에 땀이 안 나게 됨(anhidrosis) 등의 다른 교감신경기능 이상 증상과 동반되게 되는데 이를 호너신드롬(Honer syndrome)이라고 부릅니다.
앞서 설명한 동공에 작용하는 교감신경의 주행 부위의 어디든 병변이 발생하면 호너신드롬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시상하부에서 흉추까지 가는 주행 부위나, 흉추에서 상경부신경절까지 가는 주행부위(절전신경), 상경부신경절에서 내경동맥, 안동맥등을 거쳐 가는 절후신경부위에 병변이 생기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절전신경부위는 폐의 첨부(윗부분)를 지나게 되는데 폐암이 진행 중인 환자에서 진단이 늦을 경우 폐암보다 호너신드롬을 먼저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절후신경의 경우 내경동맥 등을 지나게 되므로 내경동맥의 박리나 내경동맥이 지나는 해면굴의 병변이 발생했을 때 기능 이상으로 호너신드롬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교감신경의 경우에도 절후신경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 동공의 교감신경자극이 없어진 후 동공의 교감신경계 약물에 대한 과반응성(denervation supersensitivity)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엔 정상적으로는 반응하지 않을 소량의 교감신경계 자극 약물을 안구에 떨어뜨려도 산동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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