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 거의 대부분의 치매는 퇴행 뇌질환, 혈관질환 등에 의해 발생하지만 다른 원인도 수십 가지 이상 많습니다.
그러한 다른 원인 중엔 치료 가능한 치매가 있어 치매를 진단할 때 신중하게 다른 원인 등을 고려해야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치매와 관련된 내과적 상태는 다음과 같이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 신경계 및 전신질환과 연관된 이차 치매
- 약물중독 및 대사질환
- 정신질환과 연관된 치매
전신질환과 관련된 치매들
비타민 결핍(비타민 B12 및 엽산)
비타민 B12 결핍
비타민 B12는 적혈구 생성, 신경계 기능, DNA 합성, 신경의 수초 형성에 필수 물질입니다. 결핍되는 경우, 말초신경 및 중추신경에 탈수초 현상을 유발(전선에 피복이 벗겨져 기능이 떨어지거나 상실되는 것과 비슷)하여 정상적인 신경전도가 되지 않아 감각이상, 근력 약화, 균형장애를 초래하고 다양한 정신 및 인지장애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비타민 B12는 육류에 많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소화기계에서 비타민B12가 흡수되기 위해서는 내재 인자(intrinsic factor)가 필요한데 위에서 분비됩니다.
따라서 위가 절제되어있거나, 위축성 위염 등이 있는 경우에 내재 인자 부족으로 흡수가 안되어 결핍 상태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비타민B12가 결핍되면 앞서 언급한 대로 중추신경계 탈수초 현상이 발생하고 호모시스테인의 혈중농도 증가하고 알츠하이머 발병률 증가합니다.
비타민B12 결핍 시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인 거대적아구성빈혈이 보통 동반되나 안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치료는 시아노코발라민, 하이드록시코발라민 1,000 microgram 근주하는 것인데 거대적아구성빈혈이 동반되어있지 않다면 경구제로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엽산결핍
알코올 중독, 정신질환, 항경련제를 복용하는 환자에서 잘 발생하게 됩니다. 보통 B12 등 다른 영양소 결핍과 동반되어 나타나는데, 엽산의 과량 투여는 비타민B12 결핍이 동반되어 있는 환자에서 신경증상은 지속되는 가운데, 빈혈만 호전시키는 눈가림효과가 나타낼 수 있으므로 비타민B12의 결핍 여부를 항상 같이 확인해야 합니다.
갑상선(샘) 질환
내분비 질환에 의한 치매는 치료 가능한 치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입니다. 갑상샘질환, 부갑상샘질환, 쿠싱증후군, 에디슨병, 인슐린종, 범뇌하수체저하증 등에 의해서 치매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갑상선항진증 (hyperthyroidism)
역학연구에서 갑상샘호르몬 (T4)가 높을수록 치매발생률 증가하였다고 하며, 갑상샘자극호르몬 (TSH)가 높을수록 치매발생률이 감소하고, 갑상샘호르몬이 정상범위이고, TSH가 감소되는 무증상 갑상샘항진증의 경우에도 치매 위험을 높인다고 나타났습니다.
갑상선항진증이 치매를 일으키는 예상기전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갑상선항진증은 심혈관질환 (심방세동, 고혈압)을 유발하여 혈관 위험도를 증가시킬 수 있어 치매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신경퇴행이나 다른 갑상선질환, 약물에 의해 갑상샘자극분비호르몬(Thyroid releasing hormone, TRH) 분비가 감소되어 그 결과 TSH 농도가 감소될 수 있는데, 이 TSH가 원래 아세틸콜린 생성과 분비를 증가시키므로 상대적인 아세틸콜린 결핍을 유발하여 치매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갑상선항진증의 경우 갑상선호르몬의 직접 효과를 통해 산화스트레스가 증가하고 항산화물질의 감소가 나타나고 신경세포의 괴사성 사멸을 촉진하여 뇌의 퇴행성 변화를 빨리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갑상선저하증(hypothyroidism)
인지기능 저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널리 알려진 질환입니다. 치료 가능한 치매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입니다. 무증상 갑상선저하증(갑상선기능이 떨어져 갑상선자극호르몬수치는 올라가 있으나 갑상선호르몬농도는 정상인경우)은 일반적으로 인지기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나 현성 갑상샘저하증은 무기력, 피로감, 에너지 부족 등의 증상을 유발하며 전반적인 인지기능 저하를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기억력, 언어기억력 감소를 유발한다고 되어있습니다.
신경영상소견에서 해마 위축, 뇌혈류 감소 등의 소견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갑상샘저하증에 나타나는 인지기능 저하는 갑상샘호르몬을 복용하면 증상이 호전되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갑상선호르몬은 발생기에 있어 뇌 구조와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함, 성인이 되어서도 정상적인 뇌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동물실험에서 갑상선저하증의 경우 해마에서 뇌세포 숫자 및 수상돌기 감소, 신경 시냅스의 유연성 감소가 일어나며 이에 따른 기억 및 학습능력 저하가 일어났다고 합니다.
또한 중추신경계 내에서 갑상샘호르몬이 감소되면 아밀로이드전구단백질의 유전자 발현이 증가되어 결국 베타아밀로이드 펩타이드 양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 있어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당뇨병, 인슐린저항성, 최종당화산물
당뇨병과 치매의 상관관계가 높은 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당뇨병이 뇌졸중을 비롯한 혈관위험인자로 작용하므로 일반인보다 뇌손상 가능성이 높고, 당뇨병은 알츠하이병의 위험인자로도 작용하므로 이러한 상관관계가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제2형 당뇨병"이 인지기능저하와 치매와 밀접한 관계있는데, 제2형 당뇨병 환자의 뇌 MRI에서 흔히 발견되는 백질변성(leukoariosis)이 인지기능장애와 연관성이 있으며 이로 미루어볼 때 대혈관 및 미세혈관의 병리 기전을 통해 혈관치매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발생과도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뇌혈관질환과 관련 없이 "인슐린저항성(insulin resistance)과 이로 인한 고인슐린혈증(hyperinsulinemia)"를 통해 강한 알츠하이머병 위험인자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인슐린 분해효소는 뇌 조직에서 Aβ 청소율과 관련이 있는데, 인슐린이 Aβ와 인슐린 분해효소에 경쟁적으로 결합하게 되면서 Aβ 청소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2형 당뇨병에서 고인슐린혈증이 발생하면서 Aβ 의 축적이 발생하여 알츠하이머병의 발생 위험을 높이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높은 농도의 인슐린은 타우단백질의 과인산화(신경원섬유매듭의 주성분, Neurofibrillary tangle)를 유발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제2형 당뇨병의 중요한 병인인 인슐린저항성과 고인슐린혈증은 "Aβ 축적"과 "타우단백질의 과인산화"를 일으키는 알츠하이머병의 두 가지 주요 병리를 모두 촉진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 당뇨병으로 인해 체내 및 신경계에 증가하는 "최종당화산물(advanced glycation end-product)"은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세포기능을 방해하여 당뇨병 합병증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최종당화산물은 뇌에서 Aβ와 타우단백질의 당화(glycation)를 유발해 Aβ의 응집이나 신경원섬유매듭 형성을 일으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 또한 알츠하이머병 발생위험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흔한 합병증인 저혈당은 특히 노인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할 경우 인지기능에 영향을 주어 치매 위험을 높입니다. 심각한 저혈당은 신경세포 괴사를 동반한 영구적인 신경계 합병증을 유발하여 치매 진행을 가속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혈소판 응집과 피브리노겐 형성을 증가시키며 뇌에 혈관 병변을 초래하여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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